엑스박스도 있고 플스도 있다. 출시 때마다 줄 서서 샀고, 돈도 꽤 썼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AAA 타이틀을 깔아두고 실행버튼을 누르는 게 귀찮아졌다. 로딩 시간, 튜토리얼, 방대한 오픈월드… 재미없다는 게 아니라, 손이 안 간다.
반면 스위치는 다르다. 짧은 시간에 켜고 끄기 좋고, 게임 자체가 재미있다. 그래픽이 최고가 아니어도 손에서 내려놓기 싫은 게임들이 가득하다. 닌텐도가 그 부분만큼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하드웨어 스펙 경쟁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게임의 재미로 승부한다.
오락실 세대
나는 오락실에서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몰려가서 스트리트파이터 한 판, 메탈슬러그 한 판. 동전이 다 떨어질 때까지 버텼다. 지금도 그 레버 잡는 손맛이 기억에 선명하다.
요즘 레트로 게임에 관심이 많은 것도 그 연장선이다. 미니 패미컴을 사본 적도 있고, 복각판 게임들도 꽤 모았다. 그냥 과거가 그리운 게 아니라, 그 시절 게임들이 가진 단순하고 직관적인 재미를 다시 느끼고 싶은 것이다.
마트에서 우연히 만난 물건
주말에 와이프 따라 마트에 갔다가 일렉트로마트에서 눈에 띄는 제품을 발견했다. 조이트론 아케이드2 조이스틱이다.

스위치를 세워서 꽂으면 오락실 아케이드 스틱처럼 쓸 수 있는 구조다. 레버와 버튼 배열이 딱 그 감성이다. 보자마자 든 생각은 하나였다. 이거면 스위치를 레트로 게임기처럼 쓸 수 있겠다.
가격도 놀라웠다. 정가가 74,800원인데 일렉트로마트 매장 가격은 59,800원이었다. 인터넷 최저가를 찾아보니 6만원 중후반대라 오히려 마트가 더 쌌다. 바로 집어 들었다.
써보니
연결은 간단하다. 전용 트레이에 스위치를 꽂고 조이스틱에 도킹하면 끝이다. 별도 설정이나 페어링 과정이 없어서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이런 제품은 연결이 번거로우면 결국 안 쓰게 되는데, 그 부분이 잘 해결돼 있다.
레버와 버튼 조작감은 패드와 확실히 다르다. 손끝만 쓰는 게 아니라 손목과 손 전체를 쓰게 되는 느낌이다. 스트리트파이터나 슈팅 게임 같은 아케이드 장르에서 특히 잘 맞는다. 이 감각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게 반갑다.
스위치 OLED와 스위치2도 지원한다고 하니 한동안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다. 뒤쪽에 게임 카드 보관 공간이 있는 것도 소소하게 마음에 든다.
마치며
AAA 게임에 지쳐가는 나이가 됐나 싶기도 하지만, 사실 게임의 재미가 어디 있는지를 더 잘 알게 된 것일 수도 있다. 화려한 그래픽보다 손맛, 몰입감,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했던 그 기억. 조이트론 아케이드2는 그런 감각을 꽤 잘 되살려준다.
와이프 따라 간 마트에서 이런 물건을 집어 들게 될 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