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

얼마 전 조승연 작가의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이 책이 나왔다. 제목은 예전부터 들어봤지만 통계 이야기라고만 짐작하고 넘겼던 책이다. 영상에서 소개하는 걸 듣다 보니 내가 생각한 결의 책이 아닌 것 같아서 결국 읽게 됐다.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저 / 이창신 역 / 김영사 / 2019.03

열세 개의 질문

책은 열세 개의 객관식 문제로 시작한다. 세계 빈곤율이 어떻게 변했는지, 예방접종을 받는 아이가 몇 퍼센트인지 같은 질문이다. 나도 풀어봤는데 생각보다 많이 틀렸다. 저자는 수십 개 나라에서 같은 문제를 냈고, 평균 정답률이 무작위로 찍는 것보다 낮았다고 한다. 모르는 게 아니라 한쪽으로 일관되게 틀린다는 게 핵심이다.

열 가지 본능

책의 본문은 우리가 세상을 왜곡해서 보는 열 가지 습관을 하나씩 짚는 구성이다.

  • 간극 본능: 세상이 선진국과 후진국 둘로 갈린다고 본다
  • 부정 본능: 세상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느낀다
  • 직선 본능: 그래프가 계속 직선으로 뻗는다고 생각한다
  • 공포 본능, 크기 본능, 일반화 본능, 운명 본능
  • 단일 관점 본능, 비난 본능, 다급함 본능

간극 본능을 깨는 대안으로 소득을 네 단계로 나눠 보자는 제안이 나온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라는 두 덩어리로 묶어놓으면 그 안에서 벌어지는 변화가 전혀 안 보인다는 이야기다. 이 부분은 실제로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걸린 대목

저자가 의사로 모잠비크에서 일했던 경험을 풀어놓는 장면들이 기억에 남는다. 통계를 들이대며 설득하는 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자기가 틀렸다는 걸 확인한 사람의 기록에 가깝다. 그래서 잔소리처럼 읽히지 않았던 것 같다.

일하는 입장에서는 비난 본능 이야기가 제일 오래 남았다. 장애가 나면 원인을 시스템이 아니라 누군가의 실수에서 찾으려는 습관이 있다. 다급함 본능도 비슷하다.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을 때 판단이 제일 나빠지는 걸 몇 번 겪었다.

총평

숫자로 세상이 좋아지고 있다고 위로하는 책은 아니라고 본다. 사실을 확인하는 습관 자체를 다루는 책이다. 두께는 있지만 사례 중심이라 잘 읽힌다. 통계에 관심이 없어도 한번쯤 읽어보길 추천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