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BitDo에서 나온 레트로 기계식 키보드를 샀다. NES(패미컴) 시절의 회색·자주색 톤을 그대로 옮긴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한동안 장바구니에 넣어두다가 결국 결제했다.
박스부터 옛날 닌텐도 카트리지 같은 톤이라 뜯기 전부터 기분이 좋다. 2.4G 동글, USB 유선, 블루투스 세 가지 연결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키캡 색 배치가 절묘하다. 메인 알파벳 영역은 크림색, 모디파이어와 펑션 라인은 자주색 계열, ESC와 B·A 키만 강렬한 빨강이다. 텐키리스보다 약간 넓은 레이아웃에 화살표·편집키 클러스터가 살아 있어서 평소 코딩 용도로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좌상단의 다이얼 두 개와 그 옆의 큼직한 둥근 버튼 네 개다. 다이얼로 연결 모드를 전환할 수 있고, 둥근 버튼들은 전용 소프트웨어에서 원하는 키나 매크로로 자유롭게 매핑할 수 있다. 키보드 본체에 이렇게 큰 물리 버튼이 따로 달려 있는 건 처음 써보는데, 자주 쓰는 단축키를 여기에 몰아두니 손이 키보드 위에서 벗어날 일이 줄었다.
함께 들어 있는 Super Buttons는 더 재밌다. 거대한 B/A 버튼을 별도 모듈로 빼서 3.5mm 잭으로 키보드에 연결하는 구조다. 게임 패드 감성 그대로의 누름맛이 살아 있고, 이 두 버튼도 소프트웨어에서 원하는 동작으로 바꿀 수 있다. 디자인이 8할이라 산 물건인데, 버튼 커스텀 자유도까지 챙겨서 만족도가 예상보다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