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팬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나온 만달로리안 시리즈를 특히 좋아한다. 극장판 [만달로리안과 그로구]가 개봉했다길래 바로 동탄 아이맥스로 보러 갔다.
아쉽게도 우리집에서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사람은 나뿐이라 혼자 갔다. 오히려 좋아. 옆자리 눈치 안 보고 화면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시퀄의 실망, 필로니의 만족
솔직히 시퀄 삼부작에서는 실망을 많이 했다. 매수가 거듭될수록 이게 내가 알던 스타워즈가 맞나 싶었다. 그래서 한동안 새 스타워즈 소식에 시큰둥했는데, 데이브 필로니가 끌고 가는 만달로리안 계열은 계속 만족하면서 보고 있다. 세계관을 함부로 비틀지 않고, 변두리 인물들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방식이 내 취향에 맞는 것 같다.
이번 극장판도 그 결을 그대로 이어간다. 스타워즈를 잘 몰라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는 호쾌하고 신나는 스토리다. 만도와 그로구가 의뢰를 받아 움직이고, 추격과 탈출이 이어지는 단순한 뼈대인데 그게 오히려 깔끔하다. 복잡한 정치 설정이나 예습 없이도 그냥 즐기면 되는 영화라,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망설이는 사람한테도 권할 만하다.
팬으로서 반가운 얼굴들
물론 팬 입장에서는 챙겨 보는 재미가 따로 있다. 가라젭, 로타 더 헛, 엠보 같은 기존 캐릭터들이 얼굴을 비칠 때마다 반가웠다. 이런 인물들을 알아보는 맛이 있어서, 시리즈를 따라온 사람일수록 더 풍성하게 보인다. 모르고 봐도 충분하지만 알고 보면 한 겹 더 즐겁다.
그리고 언제 봐도 스타파이터 씬은 멋지다. 이번에도 비행 시퀀스만큼은 아이맥스 화면으로 보길 잘했다 싶었다. 내년에 계획 중이라는 스타파이터 작품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비행 액션을 정면으로 다루는 영화라면 또 극장에서 챙겨 보게 될 것 같다.
마치며
거창한 메시지를 기대하고 본 건 아니었다. 좋아하는 세계관의 캐릭터들이 큰 화면에서 신나게 뛰어다니는 걸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값어치를 했다고 본다. 혼자 봐도 즐거웠으니, 다음 스타워즈도 이 정도 만족이면 계속 따라갈 것 같다.